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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분읽기/오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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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영어소설] 읽기_Pachinko 드라마보다 재미있습니다 책을 조금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도 책도 전부 쉬엄쉬엄 마스크가 없으니 노는 시간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리는 파친코 이야기는 드라마보다는 책이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글번역보다는 영문 원작이 더 실감 나게 적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이야기는 언제나 슬프네요 파친코도 그렇고 미스터 션샤인도 그렇고... 이민호 씨도 윤여정 씨도 드라마에서 배우들이 연기로 보여주는 캐릭터와 책을 읽을 때 상상하던 캐릭터가 많이 다르더군요 출판된 지 몇 년 된 책이기도 하고 파친코 소설이나 드라마 내용은 인터넷에 많이 있으니 더 소개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파친코 드라마만 보셨다면 책으로도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 [오분산책]_[일의 철학3]_더 나은 현재 ..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_4_화병 같은 사람 "화병 같은 사람 꽃이 되려는 사람은 많다 아름답고 싶고, 향기롭고 싶고, 주목받고 싶은 꽃은 아름다워도 홀로 꽃이다 그렇다면 나는 화병 같은 사람이 되어보자 꽃 같은 사람들을 한 아름 품는 사람 너는 이런 점이 어여쁘고, 너는 이런 점이 향기롭고, 너는 이런 점이 싱그럽다 알아보는 사람 다른 사람 안에서 예쁜 꽃 같은 면들을 발견하는 사람 화병에 온갖 예쁜 꽃을 모아 꽂듯이, 화병 같은 사람에게 꽃 같은 사람들이 모인다 화병에는 향기가 없지만 그래서 늘 싱그러운 향기가 난다" ( : 김은주 저,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책 내용 발췌 입니다) 내 주위에 모이는 사람들은 내가 모은 사람들입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하면 사회 생활에 지치는 대신 나 자신에 대해 많이 반성..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_3_나만의 장소 지도 "나만의 장소 지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은 나는 내가 입는 옷에서 드러나지만, 드러나지 않지만 진짜인 내 모습은 내가 자주 가는 장소에서 드러난다 도서관, 근처 호수, 핫한 카페, 친구 집, 앞산 공원, 클럽, 대형 마트, 편의점, SPA 브랜드 매장, 서점, 여행지, 빈티지 소품 가게, 그리고 집 요즘 내가 자주 가는 장소 요즘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 요즘 내가 벗어나고 싶은 장소 요즘 내가 떠나고 싶은 장소는 어디일까? 나만의 지도를 만들어보면 요즘 나의 일상, 욕망, 결핍, 취미, 꿈 등을 알게 된다 나도 몰랐던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된다 나만의 ‘그 장소’는 어디일까?" ( : 김은주 저,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 책 내용 발췌 입니다) 연말이라 마무리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서 책상에 ..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_5_김은주_아이로 사는 시간보다 어른으로 사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아이로 사는 시간보다 어른으로 사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아이로 사는 시간보다 어른으로 사는 시간이 더 길다는 것은 아이였을 때 지닌 한없는 순수함을 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아이였을 때 짓던 꾸밈없는 미소를 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아이였을 때 받은 대가 없는 사랑을, 관심을, 그리고 그것을 받은 그대로 주었음을 잊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그 잊지 말아야 하는 모든 것들은 행복이다 어른으로 살다 보면, 어릴 적 그 쉬운 행복을 잊는다, 잃는다 아이처럼 순수하고 아이처럼 웃고 아이처럼 사랑하고 사랑받으면, 다시 아이처럼 쉽게 행복해진다 어른인 나는 가끔 아이였던 나에게 배운다 ( : 김은주 저, 김재연 그림,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 책 내용 발췌입니다) 사람은 젖니를 갈면서부터 어른이 되는 ..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_4_김은주_예를 들어_인생을 조금 더 멋지게 살고 싶다면 예를 들어 “예를 들어 혜정이”, “예를 들어 재연이”, “예를 들어 상욱이”, “예를 들어 제임스”, “예를 들어 기석이” 누군가 당신을 예로 들 때 그것은 어떤 예일까? 인생을 조금 더 멋지게 살아야 할 이유는 많다 ( : 김은주 저, 김재연 그림,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 책 내용 발췌입니다) 좋은 예도 나쁜 예도 대표적인 인물이 된다는 건 특별한 재주임에는 틀림이 없을 겁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우리 일상이 된 게 언제부터일까요? 사회라는 곳은 일보다 공부보다 남의 일을 더 많이 듣고 하는 것 같지 않습니까? 학교에 다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사에 근무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배웁니다 술 담배만 줄일 게 아니라 오늘부터 잡담도 ..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_3_김은주_입맛_하루가 역사가 되는 이야기 입맛 지금 내 입맛은, 이탈리안 요리 주방장의, 소금을 너무 많이 넣어 실패한 크림소스 스파게티와 홍대 앞, 왜 이름에 조폭이 들어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매콤 달콤한 ‘조폭 떡볶이’와 어쩌다 맛본 허름한 식당의 환상적인 백반과 싫어했던 가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 가지튀김 덮밥과 비 오는 일요일, 비교할 데 없는 엄마표 김치 파전과 그 외에도 28년 동안 거의 하루 세 끼 꼬박꼬박 챙겨 먹은 가운데 맛보고 겪은 무수한 음식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들로 이루어졌다 가끔, 어떤 상황이 되면 신기하게도 나는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 맛이 떠오른다 느끼한 게 먹고 싶을 때 짜지 않은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당기고 스트레스 받을 때는 매콤한 조폭 떡볶이가 당기고 일요일 아침 빈속엔 그 식당의 백반이 추적추적..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_2_김은주_놀부를 이해하다_사람을 이해하는 법 놀부를 이해하다 어쩌다 그는 혈액형을 맹신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녀는 커피에 약간의 소금을 넣어 마시는 취향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는 담뱃갑에마저 자기 이름을 써놓는 버릇을 갖게 되었을까? 어쩌다 그녀는 줄무늬 스타킹에 줄무늬 치마, 줄무늬 스커트가 환상적인 매치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버릇, 어떤 취향, 어떤 성격은 그의, 그녀의 스토리를 듣는 순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놀부 이야기에 그가 놀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스토리가 덧붙여졌다면 그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았을지 모른다 이해될 수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지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 : 김은주 저, 김재연 그림,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 책 내용 발췌입니다) 시 같기도 하고 짧은 수필..
[1cm 일 센티 첫 번째 이야기]_1_김은주_A라는 남자에 관하여_생각하기를 위한 배움 A라는 남자에 관하여 A의 손톱은 늘 깔끔하다 A는 한 번도 공과금을 미룬 적이 없다 A는 친구의 여자는 넘보지 않는다 A는 약속 시간 5분 전에 도착해있기를 좋아한다 A는 고양이의 밥을 하루 두 번 잊지 않고 챙겨준다 A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다 A의 손톱은 늘 깔끔하다 A는 한 번도 공과금을 미룬 적이 없다 A는 친구의 여자는 넘보지 않는다 A는 약속 시간 5분 전에 도착해있기를 좋아한다 A는 고양이의 밥을 하루 두 번 잊지 않고 챙겨준다 A는 융통성 없고 답답하다 세상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주관을 갖지 않으면 남이 내린 결론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영영, 무지개는 일곱 색깔뿐이라고 개미는 머리·가슴·배로만 나뉜다고 믿고 살기엔 인생은 너무도 다채롭고 스펙터클하다 ( : 김은주 저, 김재연 그림, '1cm..
[민들레의 영토]_이해인_세상을 통해 신의 목소리를 듣는 사람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들려옵니다 나의 자그만 안뜰에 남몰래 돋아나는 향기로운 풀잎, 당신의 말씀, 그 말씀 아니시면 어떻게 이 먼 바다를 저어 갈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둘러보아도 아직은 메마른 나무의 둘레, 나의 둘레, 꽃도 피지 않고 뜨거울 줄도 모르는 미지근한 체온, 비록 긴 시간이 걸려도 꽃은 피워야겠습니다 비 온 뒤의 햇살같이 안으로 스며드는 당신의 음성 큰 소리로 말씀치 않으셔도 가까이 들려옵니다 빛나는 새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오래도록 어두워야 한다고 아직도 잠시 빛이 있을 동안에 나는 끔찍이 이 세월을 아껴 써야 한다고 마음이 가난치 못함은 하나의 서러움 보화가 있는 곳에 마음 함께 있다고 아직도 가득 차 있는 나의 잔을 보다 아낌없이 비워야 한다고 ..... 네, 그래요 큰 소리..
[어린 왕자]_Le Petit Prince_생텍쥐페리_어린 양 이야기_어른을 위한 동화 "“저······ 양 한 마리를 그려줘!” “뭐라고?” “양 한 마리를 그려줘······” 나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기겁을 해서 후닥닥 일어섰다 눈을 막 비비고 사방을 잘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정말로 이상하게 생긴 조그만 사내아이가 나를 심각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부탁이야······ 양을 한 마리 그려줘······” 너무도 충격적인 신기한 일을 당하면 누구나 거기에 순순히 따르게 마련이다 사람 사는 고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죽음의 위협을 마주하고 있는 중에 참 엉뚱한 짓이라고 느껴지기는 했지만 나는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과 만년필을 꺼냈다 하지만 내가 공부한 것은 지리, 역사, 산수, 문법이라는 생각이 나서 그 꼬마 친구에게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고 (조금 기분이 나빠져서) 말했다 그는 대답..
[무소유]_2_법정_해방과 책임에 대하여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 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 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아갈 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제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소유욕은 이해와 정비례한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방향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 법정 스님 의 '무소유' 책 내용 발췌 편집입니다) 어제 포스팅한 법정스님의 난초 화분 에피소드의 뒷 이야기입니다 (어제 글을 읽으시면 오늘 이야기의 결론이 더 잘 이해되실 거..
[무소유]_법정_집착과 집념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우리들이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게 되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게 된다 그러니까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필요에 따라 가졌던 것이 도리어 우리를 부자유하게 얽어맨다고 할 때 주객이 전도되어 우리는 가짐을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흔히 자랑거리로 되어 있지만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측면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으로 옮겨 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 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애들뿐이었다 그애들을 위해 관계 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스인가 하는 비료를 구해 ..
[안나 카레니나]_행복과 불행의 차이 All happy families resemble one another,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모든 행복한 가정들은 서로 닮았고, 개개의 불행한 가정은 제 각각의 방식대로 불행하다 (제 번역입니다--) 비단 가정뿐 아니라 우리 개인들에게 적용해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행복한 이유는 별거 없이 비슷하지요 그렇지만 불행할 때에는 갖가지의 이유들이 있더라구요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거의 비슷할 겁니다 행복하자면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상황에도 그저 행복할 수 있고 불행하자 들면 먼지처럼 작은 시답잖은 이유로도 끝도 없이 떨어지는 게 마음이더군요 어쩌면 행복은 겉으로만 두리뭉실 봤을 때의 환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행복으로 잘 묶인 행복한 관계 속의 ..
[입 속의 검은 잎]_기형도_부끄러운 나와 함께 살아가기 이 시는 제목만으로도 시가 된다 이 시는 시보다 제목에 모든 게 담겨 있다 제목이 시이고 시는 제목을 설명하는 텍스트같다 기형도 시인을 처음으로 소개받은 건 대학교 2학년때였다 책을 읽지 않는 우리 동기들을 걱정하는 패기 넘치던 강사 한 분이 우리들에게 시 읽기를 추천하며 이 시를 읽어주었다 날씨가 좋은 봄날 공부하기 싫었던 우리가 우겨서 바깥 잔디에서 놀기 삼아 시작된 수업이었다 우리는 강사에게 주로 강의와 상관없는 사적인 질문들을 했다 사모님은 어떻게 만나셨느냐 애기는 있는가 유학시절 이야기를 해 달라 등등 싫어하는 기색 별로 없이 우리 질문에 짤막짤막 대답해 주셨다 그리고는 공부하기 싫어하는 우리에게 대학시절에 책이라도 많이 읽어두라며 이 시를 읽어주었다 시를 잘 읽는 낭독 수준이 아니었으나 그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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