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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분읽기/오분문학

[안나 카레니나]_행복과 불행의 차이

 

All happy families resemble one another, each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모든 행복한 가정들은 서로 닮았고, 개개의 불행한 가정은 제 각각의 방식대로 불행하다

 

(제 번역입니다--)

 

비비안 리 영화 안나 카레니나

 

 

비단 가정뿐 아니라 우리 개인들에게 적용해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행복한 이유는 별거 없이 비슷하지요

그렇지만 불행할 때에는 갖가지의 이유들이 있더라구요

 

우리가 바라는 행복은 거의 비슷할 겁니다

행복하자면 어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상황에도 그저 행복할 수 있고

불행하자 들면 먼지처럼 작은 시답잖은 이유로도 끝도 없이 떨어지는 게 마음이더군요

 

어쩌면 행복은 겉으로만 두리뭉실 봤을 때의 환상일 수도 있겠습니다

행복으로 잘 묶인 행복한 관계 속의 사람들은 자신의 예민함을 견디며 가끔은 불행할 수도 있겠습니다

 

모든 게 뒤죽박죽인 상황에서 행복할지 불행할지를 선택하는 건 결국 나 자신 스스로일 뿐입니다

 

안나 카레니나 레프 톨스토이

 

 

이 문장은 한글로 번역하기가 참으로 어려워 보입니다

영문의 15단어 모두가 각각 의미가 있고

모두 다른 목소리로 문장 속에서 힘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글로 옮기자니

먼저 All 과 each 의 차이를 드러내 줘야 하고

families 와 family 의 차이도 살려야 하며

one another 과 its own way 도 대조시켜야 하는 데다가

its own 의 its 느낌까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in 또한 제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영단어의 역할을 살려내자니 또 한글 문장이 매끄럽지가 않아지지요

그렇다고 쉽게 넘어가자니 단어마다 품고 있는 뜻을 놓치기가 아쉽습니다

 

명문장이네요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동감이 되는 문장입니다

 

한시를 읽다 보면 그 짧은 단어 4자를 한글로 번역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할 때가 있는데

안나 카레니나의 이 문장도 그런 어려운 문장 중 하나이네요

 

문장이 어려운 이유는 간결한 말속에 담긴 생각의 엄청난 힘 때문이겠지요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은 잘 알려진 대로

이 긴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들 만큼 강력한 충격을 주는 문장이지요

그리고 이 긴 책의 모든 내용을 단 한마디로 정말로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문장이기도 했습니다

 

아마 이 문장은 톨스토이가 안나 카레니나를 쓰는 내내 마음속에서

이 긴 이야기를 걸어놓는 못과 같은 화두였을 것입니다

 

5분안에 독자를 사로잡지 못하면 대개 그 글은 잊혀진다고 하지요

이 책을 손에 잡았을 때

그 두께에

이 긴 영어를 언제 다 읽을까 싶기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잔뜩이다 싶기도 해 압박과 기대가 동시에 생겼지만

이 첫 문장을 읽는 순간 책 두께가 주는 압박이 순식간에 없어지더군요

 

톨스토이는 정말 재능이 있는 작가인 것 같습니다

가끔 천재적인 사람을 볼 때면 그이들의 재능이 참 부러울 따름입니다

 

한글번역으로는 당최 문장의 느낌을 알아낼 수가 없어

영어로 된 번역서를 읽었습니다

러시아어로 읽었으면 더 정확하게 느낄 수 있었을까 싶어

러시아어를 못 하는 게 조금은 아쉬워지게 만드는 문장입니다

 

이반 크람스코이

 

 

아래는

 안나 카레니나의 위키피디아 링크와

 

구글북스 링크입니다 

 

 

1877년에 발행된 글을 2021년에 읽으면서도 놀랄 수 있다는 게 이 작가의 힘인 듯 합니다

아이패드로 검색하는 시대에 144년전에 어떤 이가 펜으로 적었을 글을 읽는다는 점이

이 작가의 재능에 대한 감탄을 더욱 부풀려 줍니다

 

    천재가 아닌 우리 보통인간들은    

    오늘도 천재가 남긴 것들을 누리며 하루 행복하게 살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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